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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4 하은이네 여름휴가 첫째날

하은이네 여름휴가 첫째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강풍 주의보가 발령된 8월 2일 아침..
우리 가족을 태운 SM7 검정색 세단이 경부고속도로를 조용히 달리고 있었다.
새벽 6시에 출발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차는 얼마 없었지만, 상행선보다 하행선에 차가 많은 것으로 보아 역시 휴가 기간인가 보다.
첫번째 목적지는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시에서 배를 타고, 외달도로 들어가 해수 풀장에서 노는 것이 첫째날 여정이었다.
전라남도 목포시는 서해안고속도로 종착지로서 가본 적은 없었다. 서해안에 인접해 있고, 많은 섬들을 목포시 여객 터미널을 통해 갈 수 있었다. 유달산으로 유명하다는 사실 정도가 아는 거 전부였다.
수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경부선 상행선을 타고, 신갈IC에서 신갈-안산 고속도로로 들어선 다음에 안산IC(확실하지 않다. 이름이 뭐였더라..)에서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으로 진입하는 방법이 있고, 경부선 하행선을 타고, 안성IC에서 평택-충주 고속도로를 타고, 평택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으로 집입하는 방법이다.
둘 중 어느 경로가 거리상 짧은지 알 수가 없어서(물론, 알아보면 되지만, 귀차니즘때문에..) 일단 하행선이니 내려가고 보자는 생각으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탔다. 안성에서 평택까지는 보기보다 멀었지만, 너무나 한산했기 때문에 별로 시간은 많이 안 걸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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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고속도로 지도이다. 지도보면 알겠지만, 목포를 찾아가기는 무진장 쉽다.


휴게소에서 한 번 휴식 후 목포시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40분.. 애초 계획은 12시 30분 외달도행 배를 타는 것이었는데, 이대로라면 11시 30분 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 서둘러 목포여객선 터미널로 내달음질 했는데.. 허걱.. 주차장이 만원이다. 뭐, 휴가기간이라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여객선 터미널 주차장이 너무 작았다. 이게 무슨 직원 전용 주차장도 아니고, 실망이 아닐 수 없다. 목포시 진입했을 때도 그래도 시인데, 어느 정도 잘 정비되어 있을 줄 알았지만, 버스터미널이나 시내, 여객선 터미널.. 어느곳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주장하는 수도권 집중 개발론 같은 것은 땅속에 묻어 버리고, 국토 균형 계획이 하루 빨리 세워져서 지방에 있는 도시들도 많이 발전하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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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관광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목포시 전경이다. 서쪽 해안가 옆의 산이 유명한 유달산이고, 여객터미널은 남서쪽 하단에 있다. 목포IC는 북쪽 중앙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외달도는 서쪽 바다로 45분 거리에 있다.


우여곡절끝에 대한통운 주차장을 잠시 빌려(이 자리에서 대한통운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차를 주차시킨 후 매표소로 달려가니 시간은 11시 10분.. 이 정도이면 11시 30분 배를 탈 수 있겠지 했지만, 헉.. 이미 매진이란다. 음.. 순간 갈등.. 외달도를 포기할까, 아니면 12시 30분 배를 탈까.. 하은이에게 배를 태워 주고 싶은 마음과 이왕이면 서두르지 말고, 좀 더 여유를 찾자는 생각으로 12시 30분 배편을 예약하였다. 어른 2명, 아이 1명.. 이렇게 왕복으로 20,000원.. 역시 자리 배정 같은 것은 없다. 나오는 마지막 배가 18시 20분인데.. 이건 위험할 거 같아서 16시 20분으로 목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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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여객선 터미널에서 기둥 붙잡고 놀고 있는 하은이. 애들에게는 장난감이 필요없을 거 같다. 왜냐하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니..


드디어.. 승선시간.. 배를 늦게 타서 배 후미쪽 복도에 웅크리고 앉았다. 역시나 처음 타보는 하은이는 무섭다고 내 품에서 벗어나지를 않았다. 이번 배 타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기분을 상쾌하게 했지만, 배가 그리 좋지 않다보니 기름냄새가 후미에서 특히 많이 나고, 목포 근해는 여기저기 개발로 인해 썩좋은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중장비가 바다 여기저기 떠 있는 모습을 보니 아름다운 모습일 리가 없겠지.
그런데, 배타기 전에 준비물 하나가 있다. 바로 새우깡 같은 과자인데, 바다갈매기가 배뒤를 계속 따로오기 때문에 과자가 있으면 바로 눈앞에서 공중에 정지해 있는 바다갈매기를 관찰할 수 있다. 스스로 먹이 구하는 법을 잊어 먹으면 안되는데.. 어느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은이는 연신 신기해하며, 바다갈매기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아직 무서운지 난간을 붙잡고 서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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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배가 외달도로 가는 선진훼리호이다. 목포에서 타면 달리도, 율도 다음으로 외달도이기 때문에 그렇게 멀지는 않다.


외달도에 도착해 보니 역시 예상대로 배 내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해수 풀장이 있었다. 딱 보니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이지경이다 보니 자리잡는 것이나 깨끗한 풀장을 기대할 수 없었다. 다행히 날씨가 흐려서 아무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날씨가 맑았다면 엄청 고생했을 거 같다. 더구나 물도 깨끗하지 않아서 수영할 맘이 안났고, 바로 옆에 위치한 해수욕장도 인근에 배들이 지나다니다 보니 역시 수영할 만한 곳이 안되었다. 외달도 해수 풀장이 무료이고, 목포에서 비교적 쉽게 올 수 있다 보니, 어찌 보면 사람들 많은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탈의실이나 샤워장도 거의 간이천막 수준이고, 특히 샤워장 물은 거의 얼음물 같아서 하은이가 씻는데 추워서 고생했다. 해수 풀장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몸을 담그고 싶지 않았지만, 하은이가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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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외달도 전경이다. 남서쪽의 선착장을 통해 바로 해수 풀장으로 갈 수 있으며, 동쪽에 있는 해수욕장은 가보지 않았는데.. 서쪽에 있는 해수욕장이라고 생각한 곳은 사실 갯벌체험학습장인 것을 알 수 있다. 동쪽 해수욕장은 가보지 않아서 어떻다고 말할 수 없다.


한가지 답답한 현실을 지적하고 싶다. 수영장 내 풀이 여러개 있는데, 왜 도대체 이 풀들 사이를 담배를 꼬나 물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대체 뭔가.. 더구나 걸어가면서 재를 터는 사람도 있으니.. 애들이 잘 못하면 수영하다 물을 마실수도 있는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좀 떨어져서 담배를 피워야 하는거 아닌지.. 무슨 후까시 잡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수영을 하러 온 것인지 먹으러 온 것인지 아주 고기불 피워 놓고 소주를 마냥 먹고 있는 이런 작태는 좀 안 봤으면 좋겠다. 수영하다 보면 당연히 배고프다. 그래도 적당히 먹을 거 싸가지고 와야지.. 이건 뭐.. 수영장 안에 고기 냄새와 연기가 계속 퍼지니.. 참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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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해수 풀장이라서 더러운 것인지 사람들이 많아서 더러워진 것인지.. 그래도 하은이가 재미있게 잘 놀아서 다행이다.


어느덧 16시가 다가왔고, 16시 20분 배를 타고 다시 목포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배 앞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나올 수 있었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하은이에게 배를 태워 준 것과 그래도 섬에 가서 물놀이를 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다. 외달도를 좀 더 둘러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지만, 외달도 안에서 며칠동안 있는 것도 좋은 방안은 아닌거 같다. 좀 여유있는 여행을 위한다면 외달도에서 1박 정도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침 일찍 가서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오는 여정도 괜찮을 거 같고..

이제 목포를 빠져 나와 해남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두륜산 도립 공원내에 위치한 거목장 민박으로 한옥으로 민박촌을 형성한 동네에서 비교적 깨끗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민박집이었다. 배가 고프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민박집 근처에 위치한 진주식당이라는 유명한 음식점에서 한정식을 먹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배고픔을 참았다.
약 1시간 30분정도 운전한 후 도착한 진주식당.. 두륜산 등산코스 초입이기 때문에 많은 식당들이 있었지만,  애초 진주식당이 목적지라서 그냥 무시한채 들어갔다.  역시 깔끔한 것과는 좀 다른.. 예상했던대로 시골의 한적한 식당이었다. 그런데.. 4인분에 8만원.. 2인분에 5만원.. 가격이 만만하지 않았다. 더구나 2인분에 왜 5만원..?
뭐.. 그래도 뭐가 다르겠지 하고 한정식 2인분을 시켰는데.. 아 젠장.. 결론만 말하겠다.
절대 두륜산 진주식당 가지마라. 이 돈이면 근처에서 6천원짜리 백반 먹는 것이 낫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인이 군청이나 돌아다니면서 홍보만 하지.. 실제 음식 수준은 별로라고 근처에서 소문이 쫘악 났다고 한다. 해남군청 홈페이지, 여러 블로그에서 읽었던 그 진주식당은 그럼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5만원이라는 돈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해남군에 진입하자 마자 처음 방문한 곳인데.. 안 좋은 인상이 해남군 전체에 퍼지지를 않기를 바라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목장에 도착했다.
반갑게 반겨주시는 주인 내외분, 그리고, 에어컨과 선풍기가 완비된 비교적 넓은 방, 공동 취사/세탁 구역, 산 아래 위치함에 따른 맑은 공기, 비교적 깨끗한 화장실.. 뭐 이정도이면 하루의 피곤을 달랠 수 있는 괜찮은 장소로 보였다. 대청마루가 있어서 걸터 않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모기가 워낙 극성이고, 씻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22시 30분 정도에 일과를 정리했다.
쑤아, 하은이, 그리고 나.. 우리 가족은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z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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