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있는 기독교가 되었으면..


요즘 기독교에 대해 안좋은 말이 많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런 안좋은 말이 별로 틀린 것이 없어서 더욱 안타깝네요.
전 초등학교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중고등부 학생회장을 하면서 매년 문학의 밤을 계획하고, 진행했죠. 청년부 학생회장도 하면서 자원봉사나 주일학교 선생님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를 안 나갑니다. 그렇다고, 하나님과 예수님을 안 믿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어머님은 교회 권사님이시고, 아버님은 집사님이십니다. 제사 안지내고, 항상 추모예배를 지냅니다. 제가 왜 교회를 안 다니게 되었을까요? 뭐 흔한 말로 신앙심이 약해졌다, 예전에는 놀려고 다녔다.. 뭐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부디 개념이 충만한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에 그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이해가 안되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물론, 개척교회나 많은 작은 교회에서 정말 힘들게 복음을 전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단지 거대화되어 가고 있는 교회.. 제가 다니던 교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런 교회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할 뿐입니다.

교회안의 신자들은 모두 평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교회에도 계층이 있습니다. 목사, 장로, 권사, 집사, 평신자.. 이 계층을 나누는 것이 정말 신앙심이 척도일까요? 물론, 신앙심이 없으면,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신앙심만이 전부는 아니죠.
저희 어머님 권사 되실 때 다른 분들과 함께 버스 한대 사서 교회에 기증했습니다. 있는 것을 기증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돈으로 전달했죠. 물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자신이 가진 것을 소박하게 내놓을 때 아무 일도 없을까요?
교회 장로님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무슨일 있을 때마다 교회 재정에 힘을 보태죠. 가난하지만, 정말 교회를 위해 온 몸으로 봉사하려는 분이 장로님으로 될 수 있을까요? 그런 분이 교회안에서 아무일 없이 장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요?

예배 마지막에 꼭 십일조를 낸 사람들을 호명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합니다. 십일조는 자기 수입의 10%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십일조를 받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겠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굳이 다 알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다니던 교회는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느 교회는 이름이 새겨진 십일조 봉투를 개별적으로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통계를 낸다고 하더군요.

성경 말씀대로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죠. 원수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일부 목사들이 저지른 나쁜 일들을 보다 보면, 정말 개념을 차리고 사는 것조차 어려워 보입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유망한 전직 청년부 회장이 있었습니다. 신앙심도 높고, 학교도 좋은 곳 다니고.. 교회안에서 정말 진정한 기독교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당구장에서 마주쳤을 때 인근 고등학생들과 함께 죽방(당구로 돈내기)을 치고 있는 것을 보니.. 참 답답하더군요. 저에게 신앙심을 키우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는데..

저희 교회는 조그만 교회였는데, 신문사 사장에게 땅을 기증받아 교회를 짓고, 인근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갑자기 커졌습니다. 재개발되면, 아시겠지만 원래 살던 사람중에 20% 정도만 계속 살고, 나머지는 다 이주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안에서 알게 모르게 파벌이 만들어지고, 많은 분들이 교회를 떠나 갔습니다. 교회안에서 여기저기 참여하다 보면 밖에서 안 보이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고, 그만큼 실망도 커집니다. 물론, 예배만 참석하고, 바로 귀가하면 이런 거 별로 상관 안 하겠죠. 교회뿐만이 아니고, 어느 조직이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래도 교회는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곳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촛불 든 사람들보고, 사탄이니 빨갱이니 하는 일부 목사나 신도들을 보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수님은 로마, 유대교와 대치하여 약자를 보호하셨는데, 대체 왜 이런 것은 배우지 못하는지 답답하네요. 경제적으로 약자인 사람에게 빵과 우유를 주는 것만이 교회 의무의 전부인가요? 왜 명동성당이나 조계사에 정치적으로 약자인 수배자들이 몸을 의탁하는 반면에 교회에 그렇게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까요? 그렇게 많은 십자가가 눈에 보이건만..

교회가 정말 달라졌으면 합니다.

- 본 포스팅은 2008년 8월 27일에 작성된 것입니다. 2009년은 좀 달라졌을 수도 있겠네요.